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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리 별방진성과 비자림 숲길
하도리 별방진성
제주의 옛 정취가 느껴지는 마을 구좌읍 하도리를 찾았다. 둘레 1008m, 높이 3.5m의 별방진성 조선 중종 1510년, 제주 목사는 우도를 왜구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성을 구축하였다. 9개의 진성 중 특별한 방어가 필요한 성이었다는 별방진성. 하도리의 옛 지명이라고 한다. 거친 돌무더기로 어쩜 이렇게 촘촘하게 성벽을 쌓았는지 손가락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 구좌읍 하도리에는 별방진성과 하도 포구가 있다. 독특한 멋이 있는 별방진성으로 들어가 보았다.
하도리 별방진성
아래로 밭이 즐비해 있었다. 호박 덩굴이 성벽을 타고 오른다. 안에 있는 마을은 오밀조밀 예쁘기도 했고, 바다를 앞에 두고 농촌스러운 풍경까지 있던 제주스러운 풍경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조선시대 제주 동부지역 최대의 군사기지 마을 안에도 돌담이 가득했다. 마을 돌담은 다른 지역의 돌담보다 높으면서도 정교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세화해변에서도 현무암에 반했던 나는 하도리에 와서도 현무암 돌담을 부지런한 걸음으로 졸졸 따라다녔다. 당시 우물 터나 샘터가 남아있는 듯했다. 이곳은 1894년 갑오개혁 당시 포구 공사에 성돌을 빼내어 이용하면서 일부가 훼손되었으나 딱 100년 후인 1994년에 성벽 일부를 복원해 놓았다. 성을 쌓을 때 지독한 흉년이 계속되어 부역에 동원된 백성들은 식량이 부족하자 인분까지 먹어가며 완성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왜구로부터 마을을 지키고자 하였던 마을 사람들은 언제나 똘똘 뭉쳤다고 한다. 밤에 호각 소리를 내면 별방진성 안의 남녀노소가 지체 없이 성에 올라와 방어태세를 갖추었다고 하니 섬세한 성곽과 마을 사람들의 면밀함은 당시 별방을 지키는 최고의 무기가 되었을 거다.
하도리 별방진성
바로 앞 길을 건너면 하도리 마을을 상징하는 'Hado' 조형물이 있다. 하도 포구라고 불리는 곳으로 제주도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찾는다면 나쁘지 않은 장소 같다. Hado의 'O'를 통해 내다보는 하도 포구의 모습 별방진성 안의 모습이 농촌의 풍경을 품었다면 성 밖의 포구는 전형적인 어촌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제주스러운 풍경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곳은 숨은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인물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가볍게 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는 장소였다. 낚시. 넓은 현무암 해변 고요함이 있어 더욱 좋았던 하도리의 해변.
하도리 별방진성
이 정도면 여행코스로도 괜찮을까. 날씨가 더 좋았다면 풍경이 끝내줬을 것 같다. 낚시하는 사람들을 조용히 지켜보는 일, 내 마음까지도 평안해지는 곳이다. 올망졸망한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는 재미가 있었던 하도 포구에서도 함께 했던 분이 사진을 담아주셨다. 카톡으로 받은 걸 다운로드하고 다시 블로그에 올리다 보니 화질이 약간 떨어지는 것 같으나 인물사진의 느낌이 좋았던 곳이다. 조형물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없어 아쉽기는 했지만 한번 점프하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역사 관광지를 찾는다면 추천할만한 곳이면서 기근과 성곽을 쌓기 위한 부역과 왜구의 침탈까지 삼중고를 견디며 백성들의 피땀이 서려 완성, 성곽 유적과 옛길, 샘물, 관아시설, 우물까지 복원 계획을 하고 있다하니 몇 년이 지나면 구좌읍의 별방진성은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가장 멋진 성곽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제주도 숲길 비자림 입장시간과 입장료
입장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입장료 : 1인 1,500원
*뱀 출몰이 잦으므로 탐방로를 벗어나는 일은 위험*
비자림 숲길
입장료를 지불하고 한 10분을 걸어 숲길이 시작하는 곳에 이르렀다. 초반에는 해설사분의 설명을 들으며 숲길이 보일 때까지 천천히 걸었다. 언젠가 벼락에 맞은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반쪽만 타고 반쪽은 살아남은 나무가 있다는 것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알게 되었다. 그 나무를 만지면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이 낫는다는 속설이 있다 하여 나오는 길에 꼭 만져보고 나와야지 했지만 주차장으로 나와서야 그 나무가 생각났다. 숲길로 향하는 길 왼쪽에 반쪽만 살아있는 벼락 맞은 나무가 있으니 그 나무를 한 번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제주도 가볼만한곳을 여행코스로 계획할 때 숲길은 2 ~ 3 군데 쯤 갔으면 했다. 사려니 숲길과 비자림 두 곳을 모두 가고 싶었지만 우리와 함께 해 주신 분이 더 좋다 하여 비자림으로 선택되었다. 해설사분의 설명을 들으며 어느 정도 이해한 뒤 들어가 본다. 열매의 향기였을까, 잎에서 나는 향기였을까. 산책코스가 시작되자마자 이곳을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 후각이었다. 모두들 한라봉 냄새가 난다, 유자 냄새가 난다 상큼하고 달콤한 향기에 빠져들었다. 푸르고 거대한 나무가 우거진 비자림은 걷기 좋은 산책코스와 울창한 난대림의 신비, 향긋한 향기가 더해져 제주도 숲길의 위엄을 실감 나게 했다.
비자림 숲길
화산활동 쇄설물이라는 송이다. 탐방로는 송이로 덮여 있었다.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발에 닿는 푹신한 느낌도 좋았다. 단일 품종 군락지로 세계 최대! 500~800년생 2,8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자림 숲길이라고 한다. 2000년, 새 천년이 밝으면서 1189년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에 '새천년 나무'라는 이름을 붙여주어 이곳은 천년 숲이라고 부른다. 포근하고, 차분해지는 숲길에서는 심신의 피로가 풀리고 내 몸에 활기가 생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게 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무료인 제주도민들은 생각이 날 때마다 이곳을 올 수 있을 테니 그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지나가는 여름, 다가오는 가을이 공존했던 9월 중순이다. 여름의 초록은 아쉬워하고 가을의 빛은 부끄러운 듯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순간,숲에서 나는 향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우리가 있었다. 보호가 굉장히 잘 되어 있었다. 예로부터 열매는 약재로 공물의 대상이었으며, 일제 강점기기에는 로 기름을 짜 태평양 전쟁 때 연료로 사용했다고 한다. '구워먹지도, 볶아먹지고, 밟지도 말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귀한 나무였다는 거다. 귀하게 지켜온 래서 울창하고, 신비함이 가득했다. 초록을 보며 누구나 산속 요정을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비자림 숲길
산책코스는 무척이나 상냥하다. 이만큼 걷기 좋은 숲길이 또 있을까, 송이의 푹신한 느낌 덕분에 걸음만 뗄 수 있는 아이라 해도 산책이 가능할 것만 같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나무들이 살아서 움직일 것만 같았다. 양쪽으로 팔을 뻗은 나무들을 보니 어느 영화에서 보았던 나무 병정들이 생각났다. 그 순간에는 너무 크고, 너무 초록인 비자나무가 살짝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숲은 갈 때마다 참 좋다. 걷기 좋은 메타세쿼이아길, 자작나무길 모두 좋았지만 나뭇가지가 엉키고 엉켜 울창한 이곳은 초록 말고는 없었다. 여행코스에 얽매여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슬펐을 정도로 숲길은 무척이나 좋았다. 다음에 제주도 여행을 온다면, 그때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비자림이다. 거대한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 가득한 비자림을 선택한다면 누구든 후회는 없을 거다. 카메라 배터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모습을 많이 담지 못한 것이 속상했다.
비자림 숲길
새 천년 나무의 모습도 담지 못 했다. 여행을 하면서 인물사진을 공유했던 분들이 있었는데 그분들 모두 비자림에서 찍은 사진이 가장 좋다며 원본을 주면 수정해줄 테니 집에 액자로 하나 걸어놓으라고 하신다. 무척이나 컸던 비자나무는 보고 또 보아도 놀랍다. 숲에는 나만 있는 듯, 온통 초록 뿐이다. 흰색 원피스를 챙겨갔더라면 인물사진 제대로 건졌을 것 같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 우리... 제주도 4박 5일 여행 중 주변 분들이 최고의 사진으로 뽑아준 미소 방긋 사진. 제주도의 숲길이 좋아, 비자나무의 향기가 좋아, 나도 모르게 저래 환히 웃었나 보다.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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