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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호수 홋카이도 여행 3대 경관 칼데라호

 

도야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사이로 전망대를 먼저 들렀다. 이날 홋카이도의 날씨는 아침에 비도 좀 오고 흐려서 그날의 일정을 무척이나 걱정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잠깐의 산책과 사이로 전망대에서 유명하다는 요거트도 하나씩 사 먹고 둘레길을 빙 돌아서 도야호수 아래로 내려온다. 정말 감사하다. 도야호수로 내려오자 날씨는 다시 맑아지기 시작했고 호수 조차도 이렇게 아름답다니,정말 홋카이도는 신들의 나라인 것만 같다. 

원주민 아이누족이 '산의 호수'라고 불렀던 도야호수는 10만 년 전 몇 차례 분화를 거쳐 형성되었다. 일본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지만 한 겨울에도 얼어붙지 않는 칼데라호수는 일본에서 가장 투명한 호수로 알려져 있다. '칼데라'는 솥이나 냄비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화산 분출에 의해 푹 꺼져서 생긴 분화구를 '칼데라'라고 부르고 기에 물이 차면 칼데라호라고 부르게 된다.

 

 

투명도 10m! 10m까지 보인다는 거다. 정말 아름다웠던 풍경. 2008년 G8 정상회담 개최지였던 이곳은 그들이 선택한 최고의 관광지였고, 3대 경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가장 알차게 즐기는 방법은 도야호의 유람선을 타는 것! 호수인데도 갈매기가 있는 것은 근처에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탁 트인 풍경에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도 좋았지만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먹이려고 손을 뻗은 사람들을 보는 것이 그렇게나 재미있었다.

유람선 1층에 있다가 2층을 올려다보았더니 어머, 저건 뭐야! 팔들이 다 뻗어 나와서 깜짝 놀랐다. 갈고리 모양의 새우깡, 두 개를 집은 새우깡 갈매기가 안 오자  먹기 좋도록 갈고리 모양으로 잡아보자! 아니다 두 개를 집어보자. 사람들의 대화가 얼마나 재미있던지!

 

 

그럼 뭐 해 갈매기는 쌩~~~

 

파랗고 투명한 호수를 비행하는 갈매기. 배수 유입이 늘어나면서  투명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멋졌다. 갈매기들은 새우깡을 좋아한다. 사람들을 피하지도 않았다. (새우깡을 먹어보니 우리나라 새우깡보다 싱겁다) 던진다~ 받아! 날개 파닥파닥. 새우깡 받아먹기 성공. 훗~ 이 정도쯤이야!

신난 갈매기님의 몸부림! 누가 새우깡을 또 주나 자리를 뜨지도 않는다. 아름다운 풍경과 친근하게 다가온 갈매기 덕분에 유람선을 타는 40분 정도의 시간이 많이 즐거웠다. 투명도가 10m라고 했지만 그 보다 더 깊이 보이는 것 같다. 도야호에는 예로부터 아름다운 여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만큼 아름답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왜 북해도 사람들이 수돗물을 그대로 받아먹는지 깨끗한 물이 모든 것을 증명해준다.

유람선이 잠시 멈출 때에는 내려서 구경을 할 수도 있고 그 물에 몸을 적실 수도 있다. 최대 수심이 180m 일본에서 9번째 크기이지만 칼데라호로는 3번째 크기로, 그 규모가 매우 크다. 파란빛이 잔잔한 호수와 만나니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아름다운 여신 때문에 이곳에 빠져든 남자들이 많다고 하더니 누구든 이 아름다운 풍경에 반할 수밖에 없을 거다.

 

 

 

 

호수마저도 깨끗한 나라, 일본! 백두산 천지도 이렇게 아름다울 텐데. 백두산 천지는 수면 고도가 2237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칼데라호라고 한다. 그곳을 육지를 통해서만 갈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이렇게도 진하고 진한 파란색감은 우리나라 새벽에나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곳의 색감은 언제나 나를 놀라게 했다. 도야호수는 새벽에 보는 것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며 새벽에 이 풍경을 본다면 그 파랑에 빠져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배경지로도 자주 나온다고 하니 왜 이곳이 홋카이도 여행의 3대 경관으로 찬양받는지 난 그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북해도여행 날씨 좋은 날 삿포로 오도리공원!

 

일본 홋카이도의 최대 번화 도시 삿포로. 그 거리를 걸으며 구경할 것들이 많다. 도시 한복판에 대관람차. 그리고 지진이나 화재에 대비해 만들어진 건물들의 외관은 우리나라 건물과 차이가 있다. 층마다 빨간 표시가 되어 있는 창문들이 있는데 화재 시 소방관이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건물 설계시 처음부터 계획된 거다. 개척 당시 만들어졌다는 구 도청 건물 유럽의 느낌이 난다. 250만 개의 붉은 벽돌로 건물을 지은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라고 하는데 일본 속의 유럽이 따로 없다. 오타루 운하도 그렇고, 일본 북해도 여행은 뛰어난 자연 경관에 유럽의 모습까지 품고 있어 여행하는 내내 지루할 틈이라고는 없었다.

홋카이도 건축자재만을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구 도청 건물. 외관이 참 멋스러우면서 듬직하고 또 이국적이다. 구 도청 건물을 벗어나 삿포로 오도리 공원으로 왔다. 오도리 공원의 랜드마크 시계탑. 횡단보도에서 만난 일본스러운 풍경이 펼쳐진다. 오도리 공원은 삿포로 시가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경계선이라고 한다. 즉 공원을 기준으로 삿포로 남과 북이 나누어지는데 우리나라 강남, 강북 같은 거라고 한다나??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경제적인 기준을 말하는 건 아니다.

 

 

 

겨울에는 삿포로 눈 축제, 여름에는 비어 축제가 열리는 홋카이도 최대의 시민공원이다. 이곳에서는 8월에 비어 축제가 열리고 내가 이곳을 갔을 때 비어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낮술이 눈치가 보이지 않는 곳! SAPPORO CLASSIC BEER GARDEN! 기린, 아사히, 산토리 등 일본의 모든 맥주 브랜드가 모인다는 삿포로 여름축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삿포로 시민들은 얼마나 좋을까. 분수, 라일락, 아카시아 등 아름다운 화단 8월이었음에도 긴 옷을 입을 정도로 삿포로의 날씨는 선선하다. 해가 지면 8월에도 서늘함이 느껴지니 9월 지금은 춥다고 느껴질 것 같다.

일본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 1위라는 삿포로 남한 면적의 80%의 크기지만 겨우 550만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은 번잡하지 않다. 도시의 팍팍함이 아닌, 도시  한가운데에도 여유가 있다. 공원에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이곳 사람들은 다 행복해 보인다. 광활한 자연과 쾌적한 삿포로 날씨는 나도 이곳에 살고 싶게 만든다. 현대적인 도시에 겨울이 되면 이곳은 온통 눈으로 가득 차게 된다. 5톤 트럭 7천 대는 끊임없이 눈을 나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눈은 조각상으로 태어나고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삿포로는 눈 축제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아시아 최초로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홋카이도는 눈이 내릴 때보다 녹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한다. 

 

 

 

비어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일본 맥주가 맛있는 것은 이유가 있다. 북위 43도에 위치한 홋카이도. 이 위도의 수질이 맥주를 만들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 또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맥아 10% 면 맥주로 인정하지만 일본은 67%부터 맥주로 인정하기 때문에 그 깊은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비어 가든을 벗어나면 길거리 음식도 있고 정말 이곳은 누구 눈치 볼 일 없이 낮술도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낯설지만 마음 편안한 공간이었다. 

 

 

 


파란 하늘 북해도 날씨가 품은 활화산 쇼와신잔

 

북해도 여행 중 활화산을 방문한 것은 쇼와신잔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노보리베츠 지옥계곡, 두 번째는 잠재적인 활화산이었던 요테이산, 세 번째가 이곳 쇼와신잔. 사진에 보면 얼핏 눈처럼 보이기도 하고 드라이아이스 연기처럼 보이기도 하는 부분이 있는데 활화산이기 때문에 열기나 뿜어져 나오고 있는 풍경이다. 파란 하늘 북해도 날씨와 어우러져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다. 해발 402m의 낮은 활화산이면서 기생화산인 쇼와신잔 정상부 지표 온도는 300도가 넘기 때문에 산 가까이 다가가면 더운 열기가 느껴진다. 노보리베츠 지옥계곡이나 쇼와신잔은 북해도 겨울 여행 중에 찾아오면 따뜻한, 이색적인 여행지가 될 것 같다.  주변으로 상점이나 식당이 있어서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우리나라는 뚝배기에 돌솥밥을 먹는다면 이곳은 미니 가마솥 밥이라고 해야 할까?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핫 아이템으로 보인다. 야채 연어 찜이었는데 맛은 그다지, 그냥 김치만 한 대접 퍼다 놓고 먹었다. 밥을 먹고 약 한 시간 동안  시간을 보냈다. 북해도의 날씨가 더운 편은 아닌데 그 열기 때문에 더웠고, 홋카이도 여행 중 유일하게 땀이 났던 장소였다. 산이 낮으니 그 열기가 온몸으로 더 가까이 다가왔다. 1943년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고 있던 그 시절, 우스산이 분화하고 그 주변에 있던 보리밭. 이곳은 그 당시 보리밭이었다. 갑자기 융기하기 시작한 보리밭. 1943년 ~ 1945년 2년 동안 이곳은 융기하기 시작하였고 지금의 쇼와신잔이 탄생하였다.

 

 

 

 

보리밭이 융기하여 만들어진 기생화산.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활화산의 열기, 그 안에 드라이아이스가 숨어있는 것 같은  정말 신기한 모습이었다. 정상부의 온도가 300도가 넘고 쇼와신잔 가까이 다가갈수록 뜨겁기 때문에 이곳은 정상 등반이 금지되어 있다. 올라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어가 아니다. 뜨거워서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힘들다. 그래서  주변을 산책하거나 활화산의 신기한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우스산의 분화와 보리밭이 융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 고장 사람들. 그중 우체국장이던 미마츠가 있었다. 그는 이곳을 사들였다. 전쟁이 한창이었기에 이곳에서 유황 채취를 원하던 사람들이 여기를 파괴할까 봐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당시 천왕이었던 쇼와의 이름을 따서 쇼와신잔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미마츠는 대학교수의 가르침을 받으며 보리밭이 융기하는 2년 동안의 과정을 자세히 관찰하고 스케치하여 많은 기록을 남겼다. 그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상이 있다. 아무 지식이 없었지만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  놀라운 광경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그의 열정이 지켜냈다. 화산 폭발 이후 2년 동안 지반이 올라와 만들어진 놀라운 활화산. 마마츠 이야기를 하니까 꼭 이야기해주고 싶은 일본 사람이 있다. 일본 홋카이도 여행 마지막 포스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 해안가의 지진 이후에는 쓰나미가 오기 마련. 그 지역에 있던 한 여성은 지진이 오고 나서 마이크를 잡고 방송을 계속했다고 한다. 쓰나미가 올 거라며 어서 높은 곳으로 대피하라고 말이다. 그녀의 방송을 들은 사람들은 대피를 시작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마이크를 놓지 않았던 그녀는 미처 쓰나미를 피하지 못하여 죽고 말았고, 일본의 초등학교 도덕 책에는 '천사의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일화가 실려있다고 한다. 국가적 재난 이후 더욱 돋보이는 일본의 국민성. 지진이 일어나도 범죄가 없으며 오히려 서로를 걱정하고 질서 있는 모습은 몇 해 전에도 세계를 놀라게 했으니까. 교육으로 만들어진 일본의 국민성은 외국에서도 칭찬하고 일본이라는 나라를 신뢰하게 만든다. 

 

 

 

정말 까놓고 배워야 할 것들. 경차 선호하고 4인 가족이 15평에 사는 그들의 검소함까지도 말이다. 너무 뜨거워서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겁이 나서 산책은 아주 잠깐만 했다. 주변에 상점이 있고 말하는 인형이 하도 재미있어서 그 인형이랑 놀았다. 배울 것도 많고, 산과 자연재해가 많은 그들만의 환경에 적응하며 실리를 추구하는 그들의 삶에 대한 태도가 난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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